(부제: 뭐 이런 미친놈이 다...)
BoA에서 볼일을 다 본 후 밖으로 나옵니다.
비가 계속 추적추적 내리고 있습니다.
이 근처에 중고차 매장이 있어서 가봐야 하는데 심신이 매우 피로하여 용기가 나질 않습니다.
그렇다고 뚜벅이인데 내일 여길 또 오자니 귀찮습니다.
결국 귀찮음이 두려움을 제압했습니다.
무슨 배짱인지 중고차매장을 들어갑니다.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안내 직원분에게 혼다 중고차 사러왔다고 말합니다.
혼다 Seller를 방송으로 부르고 저 뒤쪽에서 Jared 라는 직원이 나옵니다.
뭐라고 불러야하나 하고 있는데 제라드라고 하네요.
오 유명한 축구선수 아니냐고 농담을 건내봅니다.
웃네요!
아 나도 유쾌한 대화가 가능했구나! 자신감이 붙습니다.
2012년식 혼다 Accord 를 사기로 합니다.
1년 뒤에 되 팔거라서 중고가격 방어가 잘되는 품목으로 골랐습니다.
여긴 신차가 매우 싸긴 하네요 욕심이 나지만
이게 괜찮은 것 같다고 해서 시승을 하기로 합니다. 시승차를 가지러 갔다 온다고 기다리래요.
옆에 다른 딜러와 어느 아주머니의 대화를 엿들으니 가격 교섭을 하고 있는듯 보입니다.
아주머니가 제시한 가격을 딜러가 자기 매니저에게 가져가서 이거 되요? 라고 물어보고 다시와서 이래 이래서 안 된데요 라는 구조입니다.
딜러는 고객편인 듯 위장하여 고객 기분을 상하지 않게하고 실제 가격을 결정하는 매니저는 고객 면전에 일단 안 나타나면서 가격 흥정을하는 구조인가 봅니다.
다시 딜러가와서 저를 대려갑니다. 타보기전 외관을 보고 바퀴를 확인했더니 앞 바퀴가 거의 맨들맨들 하네요.
시동을 걸었더니 경고등이 뜹니다. 뭐냐고 했더니 타이어 공기압이라고 하네요. -_-
나도 타이어 공기압 경고는 뭔지 알거든!
머 호구취급 하겠거니 하고 주행해봅니다. 25,000 마일 정도 주행한거라 그런지 상태가 괜찮습니다. 타이어만 갈면 되겠네요.
시승을 마치고 가격을 알려다라고 했습니다. 세금, 등록비, 서류작성 비용 등등
다 해서 15,000 달라네요. 이거 깎을 수 없냐고 했더니 Smart Price라고 자기들이 다른데 다 조사해서 내건 최저가라고 그러네요.
옆 테이블에서는 흥정하던데 나한테만 Smart Price에요? 라고 할라다가....
나 보스턴 온지 2주 되었다고 모든게 낯설다고 비굴모드로 들어가봅니다.
타이어도 너무 많이 닳아있다고 했더니 그럼 자기가 세금, 등록비, 서류 작성 비용등을 다 포함해서 $13,668에 해줄 수 있는지 매니저에게 물어보겠데요.
근데 그러면 내가 제시한 가격이 아니라 딜러가 제시한 가격이라서 호기를 한 번 부려봅니다.
$11,000 에는 안되겠냐? 이렇게 적으면 미친놈 소리 듣냐? 이랬더니 자기는 모른다고 매니저에게 갔다와야 한다고 그러네요.
그래서 양심상(?) $11,500 을 적었습니다. $13,668 짜리를 $2,000을 후려쳤....
적어놓고 제가 생각해도 어이가 없긴 했습니다.
못 먹는감 찔러나 보자 이런 심정이었는지 오전에 당한 억울함을 여기서 이런식으로 표출한건지...
매니저에게 간 딜러가 돌아올 기미도 없이 시간이 많이 걸리길래 일어나서 로비에 가서 커피도 뽑아 마시며 여유를 부려봅니다.
딜러는 매니저랑 계속 이야기 중이고 매니저는 웹 서핑으로 막 차를 찾아보네요.
한참 있다가 매니저가 직접 와서는.
우리가 제시하는 $13,668이 이미 굉장히 공격적인 가격이다. 깍아줄 수 없다고 하네요.
Okay. Thank you. 하고 악수하고 깔끔히 일어났습니다.
누군가 그랬습니다. 흥정하지 말고 가격적고 일어나라고... (누구야 ㅜㅜ)
매니저는 이제 간 상황에서 딜러에게 아까 니가 말한 세금, 등록비등 포함해서 $13,668에 되는거야?
했더니 또 가서 물어봐야 한데요. 물어보고 오더니 얄짤없다네요.
Okay. Thank you! I will be in touch with you. 하고 쿨하게 헤어졌습니다.
딜러쉽 문을 나섭니다.
여전히 비가 주륵 주륵 내립니다.
물론 차를 싸게 사는것 도 중요하지만 빨리 차가 있어야 뭐라도 하는데...
나 지금 뭐 한거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_-
어제 뚜벅이가 되고난 후 구입한 Charlie Ticket 일주일권을 들고 버스정류장으로 향합니다.
오후 4시정도 되었는데 꽤나 어두워 졌습니다.
버스를 두 번 갈아타고 집에 갑니다. 버스에서 내리니 거의 저녁이네요.
아 한국에서 지냈던 모든거에 대해서 별로 감사함 없이 살았던 저를 반성하게 됩니다.
이민 1세대는 얼마나 설움이 많았을까 생각해봅니다.
마지막으로, 제 정착을 열심히 도와주는 Ronald에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ㅜㅜ